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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쓰여있었다. -마스다 미리-

tHingitself 2023. 9. 2. 14:12
 
그렇게 쓰여 있었다(양장본 HardCover)
어른의 전성기를 보내며 어른아이들에게 안부를 묻는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 『그렇게 쓰여 있었다』. 어린 시절을 통해 현재의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가늠해본다는 저자는 유독 에세이를 통해 어린 시절을 끊임없이 불러내왔다. 저자에게 어린 시절은 단순히 씁쓸하게 곱씹는 추억이 아니라 돌아보면 안타깝고 서글프고 애틋하지만 현재의 내가 살아갈 버팀목이 되어준다. 그렇기에 저자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한데 모으는 것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에세이 세계를 선보이고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어른과 아이의 세계를 교차하며 마흔의 한 가운데서 즐기고 있는 일상을 이야기한다. 1부에서는 싱글 친구들과의 여전히 유쾌한 일상을 보여주고 2부에서는 가족과의 이야기, 3부에서는 어린 시절의 마스다 미리를 불러내 너무나도 소중했던 것들을 되짚어본다. 4부는 어른여자로서 갖추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5부에서는 마흔 한 가운데 선 싱글 여성의 정돈된 일상을 그려 보인다. 마흔과 오십 사이, 아이와 어른 사이에서 계속해서 우리 안의 아이들에게 안부를 물으면서, 어른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위로한다.

 

저자
마스다 미리
출판
이봄
출판일
2017.10.24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한국어 섹션에서 표지 컬러가 눈에 띄어 집어 든 책. 

마스다 미리 책은 만화책밖에 읽어본 게 없었는데, 

역시나... 그녀만의 "일상 다정"이 잘 녹아 있는 일기. 

 

요즘 일기쓰기에 관심이 크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기를 쓰겠다고 노트를 펼치면 단 한 줄도 글이 써지지가 않는다. 가장 편한 글쓰기가 일기가 아닐까 했는데, 웬일.. 그러던 차에 우연히 읽게 된 이 책이.. 그래서 의미가 좀 커졌다. 

 

우선은, 책의 만듬새가 너무 이쁘다. 표지도 속지도 글씨체도 일러스트도.. 딱.. 너무 사랑스럽다. 출판사.. 칭찬해줘야 해!!!

책을 들고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요즘 나를 미소 짓게 하는 그 무엇이든 다 좋아~ 

그리고, 마스다 미리... 선택하는 단어들이, 써 내려간 문장이.. 너무 다정하고, 이쁘다. 어디서 이런 형용사를 부사를 골라왔을까 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나는 평소에 절대 쓰지 않는 단어들을 새롭게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왠지 나도 다시 용기 내어 일기를 써봐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 있을까??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들이 수없이 많을 것이다.
그 아름다운 것 속에 분명히 지금 이 순간도 들어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렇게 쓰여 있었다, 마스다 미리-

현실에 충실해야겠다. 순간에 감사하고 순간을 눈에 담으려고 노력 중이라 그랬을까? 가장 마음에 와닿은 구절이다. 

(세븐틴의 지금-내일 세상이 끝난다 해도.. 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기도 한다. 하. 하. 하. 하.)

그런 의미에서, 지금 순간을 잘 기록해서 담아두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든다. 

할 수 있을까? 쓰기는 내가 가진 능력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내가 내뱉는 말들과 글들이 쓰레기이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좀 쓰고 싶고, 잘 쓰고 싶긴 하다. 

내가 마스다 미리처럼,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면 좀 더 나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