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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Thank you, OMU! by Oge Mora/할머니의 식탁, 오게 모라

tHingitself 2023. 6. 5. 11:48
 
그림책 칼데콧 Thank You, Omu! (2019 Honor)
Everyone in the neighborhood dreams of a taste of Omu's delicious stew! One by one, they follow their noses toward the scrumptious scent. And one by one, Omu offers a portion of her meal. Soon the pot is empty. Has she been so generous that she has nothing left for herself? Debut author-illustrator Oge Mora brings to life a heartwarming story of sharing and community in colorful cut-paper designs as luscious as Omu's stew, with an extra serving of love. An author's note explains that "Omu" (pronounced AH-moo) means "queen" in the Igbo language of her parents, but growing up, she used it to mean "Grandma." This book was inspired by the strong female role models in Oge Mora's life.
저자
Oge Mora
출판
Little, Brown Books for Young Readers
출판일
2018.10.02

 

한글 번역본은 "할머니의 식탁" 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있다. 

http://aladin.kr/p/RLF5m

 

할머니의 식탁

칼데콧 아너상을 비롯 코레타 스콧 킹 상, 존 스텝토 신인상 등 수많은 상을 휩쓸려 대형 신인의 탄생을 알린 작품이다. 오무 할머니는 저녁을 맛있게 먹으려고 커다란 냄비에 걸쭉한 스튜를 끓

www.aladin.co.kr

요 또래 아이들의 그림책이 다 그렇듯.. 반복되는 상황과 문장들... 평범한 책처럼 보인다. 

아파트 꼭대기층에 살고 있는 할머니의 부엌

그림으로만 봐서는 할머니가 부유한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작가가 흑인이고,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 단정짓기는 그렇지만, 싱글 하우스라는 설정이면 스토리 전개에 무리가 되기때문에 아파트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흔한, 나눔으로 풍성해지는 식탁..으로 읽을 수도 있겠지만, 이  책에 신경이 쓰였던 이유는 이야기 전개가 좀 달라서 그랬던 것 같다. 

할머니는 나눔을 위해 저녁 수프를 준비하신게 아니었다. 그저 본인을 위해 만든 음식이었는데, 그 음식의 냄새가 창문을 타고 아래층에 사는 아이를 자극했고, 아이의 움직임으로 스튜의 향기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된다. 

음식의 냄새를 맡은 사람들 중에 아마도 그 음식이 필요했을 누군가가 스스로 할머니의 아파트를 찾아와 노크를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두번째는 냄새에 취해 찾아온 이들 또한 막무가내로 음식을 내 놓으라고 하지 않는다. 무슨 냄새인지를 물어보기만 한다. 

음식을 나눠줄지 말지는 오로지 할머니의 결정이다. 나눠주다 보니 그 큰 솥안의 스튜가 바닥을 드러냈을때 보인 할머니의 표정이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공감이 되었다. 

이타적인 사람들도 있고, 나눔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사람들도 있고,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길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보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음식의 냄새를 묻는 사람들을 그냥 돌려보내지 못해서 한 그릇쯤은 괜찮겠지.. 하는 이 할머니의 수동적인 나눔도 인상적이고, 음식을 받아들고 사라져버린게 아니라, 음식을 가지고 다시 갚으러(?) 온 사람들도 인상적이었다. 

 (물론, 무턱대고 퍼주다 본인이 굶을 수도 있다는 포인트는 꼭 짚어주고 싶다. 나눔도 좋지만, 본인도 가족도 생각하면서 했으면... )

 

  나만 해본 경험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에 요리를 좋아하고 그래서 먹이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꼭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먹는 상대가 아닌 요리를 하는 자신, 자신의 요리가 더 중심이 되는 사람이 있다. 요리 스킬이 자랑하고 싶고, '맛있다' '너무 잘만든다'는 소리가 듣고 싶어 식탁을 차리는 사람들이 있다. 내 입에서 그 말이 나오지 않고는 그 집에서 나올수 없게 만드는... 그런 경험을 하고 나면 솔직히 다음 번 초대에는 응하고 싶지 않아진다. 나 같이 입짧고, 칭찬에 인색한 사람은 그런 자리가 어렵다. 거짓말 몇 마디 할수 있지만, 그런 성격이 못되는 사람이라 ,,맛이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인데, 그걸 강요에 의해 쏟아내는게 불편하고, 그래서 더 음식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게 된다.

   또 다른 예는, 음식을 강제로 갖다 안기는 사람들이다. 뭐 대표적인 예가 양가 부모님들이고, 또  남은 음식 처리사로 나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었다. 내가 알러지도 있고, 입이 짧아서 안먹는 음식들이 많아서 안먹는 음식은 왠만하면 정중하게 거절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게.. 유독 안통하는 사람들이 있다. 거절을 했음에도 가져다 준다. 왜 물어보는 걸까 의문이 안들 수 없어 물어보면, 대부분이 음식이 남았고, 자기 가족들은 더 이상 먹지 않는다고 .. 또 너무 솔직하게 이야기를 한다.  또 한번은 내가 집을 비운 사이에 우리집에 다녀가 냉장고에 떠 먹는 아이스크림 두 통을 넣어두고 간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그 아이스크림 두통이 모두 몇번 스푼으로 떠먹은 흔적이 있는 먹다 남긴 아이스크림이었다. 음식을 버리기 아까워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걸 우리집에 버리는 마음은 도저히 받아줄 수가 없었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서 일수도 있지만,  나에게 '음식'과  '나눔'은.. 그냥 단순하게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용어들은 아니다. 그 나눔 안에는 매우 다양한 감정들과 상황들이 있을 수 있기때문에, 음식 나눔은 마냥 좋은 것이라고 애들에게 가르치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을 읽고 단순하게 타인에게 나누며 살아야한다. 나눔은 좋은 것이다. 그렇게 읽어내고 싶지는 않았다. 

Sharing is a lot like give thanks - they both bring people together

이 마지막 문장이 핵심이 아닌가 싶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서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 

과시나 우월감이 아니라 감사의 마음을 기본으로 하는 나눔. 

나눌 것이 있음이 감사하고, 받아주는 이가 있음이 고마운 마음

나를 생각해서 나누어 주는 그 마음을 고맙게 느끼고, 나 역시 나눌 수 있는 것을 돌아보는 마음

reciprocity .. 상호호혜... 이 마음이 좋다. 

주고 받는 그 물건이 핵심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생기는 관계와 마음이 중심이 되는 상호 호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