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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이소영

tHingitself 2021. 4. 4. 15:15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75세에 처음 그림을 배우기 시작해 101세까지 살면서 그림 하나로 미국인들을 매료시킨 할머니가 있다.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질박한 손으로 빚어낸 작품들은 2차 세계대전으로 피폐해진 국민들에게 응원의 노래가 되었고,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가득한 그림들은 그 어느 유명화가의 작품보다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안이 되었다. 그녀의 100번째 생일은 ‘모지스 할머니의 날’로 지정되어 전국에서 축하했고, 그녀의 죽음엔 수많은 국민들이 슬퍼하는 가운데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추모하기도 했다. 모지스 할머니에 대한 미국인들의 존경과 사랑은 지금도 여전하다. 매년 크리스마스카드와 연하장에서 그녀의 그림을 볼 수 있고, 대표 작품은 120만 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창밖의 전원마을 풍경, 빨래를 하거나 양을 목욕시키는 사람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잠드는 아이들, 결혼식이나 마을 축제 행사……. 모지스 할머니가 담아낸 보통사람들의 담백한 일상은 하나같이 온유하고 아름다워 감탄을 자아낸다. 이 책에는 40여 편의 그림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가 그녀의 101년 삶과 함께 한국 최초로 소개되고 있다.
저자
이소영
출판
홍익출판사
출판일
2019.03.05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그림으로 위로를 전하는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이야기75세에 처음 그림을 배우기 시작해 101세까지 살면서 그림 하나로 미국인들을 매료시킨 모지스 할머니의 이야기를 한국 최초로 만난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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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Grandma, Moses... 

 

미술 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는 어느 할머니의 75세에 시작된 작품 세계와 그녀에 대한 이야기.

아니 엄밀히 말하면 할머니를 소개하면서 이소영이라는 아트메신저의 담담한 팬래터를 읽은 느낌이랄까

 

우선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모지스 할머니, Moses? 모세? 모세 할머니? ' 시시?'

 family name 말고 본명은 뭐지?

Anna Mary Robertson Moses(1860-1961)

'Anna, 애나' 할머니.. 그녀의 이름을 찾아주고 싶어졌다. 나는 애나라고 부를 테다. 앞으로!!! 

 

가만히 계속해서 들여다 보게 하는 힘이 있는 그림.

그녀의 집 창문에서, 들판에서, 일터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을 그대로 빼곡하게 그려 넣은 그림

과장되지도, 복잡하지도, 어렵지도 않게.. 있는 그대로 그렸을뿐인데

자꾸 들여다보게 되고, 보고 있으면 마음 한 구석이 스스로 녹기도 하고 달콤해지기도 하고... 

별 것 없는 이 그림들이 왜 이렇게 유명해진 걸까? 생각하며 읽다 보니

애나 할머니의 그림을 산다는 건, 어린 시절의 추억을 산다는 것이었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지 않은 나에게도, 그녀의 작품들은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해 주었다.

아.. 이게 할머니 그림의 힘!이구나 하고 느낀다

 

그냥.. 책 한 권을 읽으며 할머니를 만나고 온 느낌이다.

할머니와의 추억이 딱히 있는 건 아닌데.. 그냥 마음 따듯한 할머니를 만나서

잔소리와 충고만 늘어놓아야 하는 엄마 말고, 그냥 조용조용 웃으면서 손녀의 수다를 들어주시는

그러나 가끔씩 등이나 머리를 한 번씩 쓰다듬어 주시며, '그랬어? 아냐.. 잘했어.. 애썼어.." 해주시는 할머니를 만나고 온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그냥 '위로'가 필요했던 타이밍이었고, 이때 할머니의 그림을 만났을 뿐일지도 모르겠지만..... 

 

75세에 좋아하던 그림 그리기를 시작하신 분께서 '당신은 당신의 재능이 어디에 있는지 찾는 것에 가장 힘쓸 필요가 있어요!" 하고 말해주는데 왜 이렇게 위로가 되었을까?

엄마이기 이전에, 딸이기 이전에, 아내이기 이전에 나는 '나'인데...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나'를 찾는 일에 스스로 너무 인색하고, 타인의 시선보다 더 무서운 잣대로 이기적이라며 나를 짓누르던 죄책감... 어쩌면 우리 엄마가, 우리 언니가, 내 친구가.. 나에게 저렇게 말해주길 기다렸던 것은 아니었을까? 할머니의 따듯한 음성으로 저 말을 들은듯한 느낌이 들어 펑펑 울어버렸다. 주부가, 아내가, 엄마가 재능을 찾는 것은 '이기심'도 아니고, '교만'도 아니고, '태만'도 아니고, '가장 힘쓸 필요'라고 말해주어 큰 위로가 되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은 견뎌나가는 삶이 아니라,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즐기는 삶, 그녀가 내가 알려준 삶의 지혜다' 

이소영 작가의 이 코멘트에 코끝이 찡~ 해진다. 

견디는 삶 말고 즐기는 삶.. 그게 결국은 나를 가장 아끼고, 내게 가장 필요한 삶의 태도가 아닐까 싶다.

그런다고 지금의 내 일상이 갑자기 크게 달라지진 않겠지만

견디기보다는 즐기는 일상을 보낸다면,,,, 나중에 내가 할머니 나이가 되었을 때 적어도 후회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할머니, 이소영 작가님.. 모두 고맙습니다~

 

인고의 시간이 달콤함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 대한 무관심은 많은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고, 많은 것들을 감사하게 느끼지 않게 한다.... 맛있는 음식으로 행복해지기는 아주 쉽지만, 그 음식이 우리 곁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한다면 더없이 소중하다. - part2.. 마을과 사랑에 빠지다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존재한다
가족만큼 촘촘한 이웃도 있고, 근근이 안부만 묻는 관계도 있고, 아주 오랜 시간 보지 않아도 용수철처럼 제자리로 돌아와 가까워지는 관계도 있고, 매일 보는 사이지만, 절대 간격이 좁혀지지 않는 사이도 있다. 

그녀에게 고독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이었을지 모른다. 
더불어 사는 삶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은 혼자인 시간에도 척박하지 않고, 누군가와 함께인 시간에도 고독을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 part 3. 모든 축제는 그림이 된다
지식을 나누는 것보다 더 값진 일은 감정을 나누는 일이다..... 지식 위에 사람이 있고, 사람 안에 감정이 있으므로 지식을 헤아리는 일보다 중요한 건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는 일이다. 

그녀는 내게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삶의 진리를 알려준 소중한 화가이다.
-part4. 세상과 그림을 나누다